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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8] 향기로운 삶
 용인춘추  | 2014·03·28 17:06 | HIT : 3,537 | VOTE : 293

우리의 짧은 인생을 빗대어 흔히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 허깨비, 물거품, 그림자와 같다는 말), ‘일장춘몽’(一場春夢, 마당에서 한바탕 꾼 봄꿈이라는 뜻) 또는 한 번의 윙크’(From our birthday until we die, is but the winking of an eye.)같다고 한다. 영겁(永劫)의 시간에 비하면 이처럼 찰나(刹那)에 불과한 몇 십 년의 인생은 짧기가 그지없는데, 우리는 왜 그다지도물질소유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잠시 동안 이 세상에 머물다 가는 데는 그리 많은 물질과 소유가 필요 없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진정 내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으며, 우리 모두는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떠나가는 나그네이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이 세상에 잠시 머무는 동안 빌려서 쓰다가 그대로 놔두고 떠나는 것이다.

법정 스님은 간디 어록(語錄)에서, “나는 가난한 탁발승이오.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 염소젖 한 깡통, 허름한 담요와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명성, 이것뿐이오.”라는 글을 읽고 무척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한다.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운가에 있다. 영국의 시인 T. S. 엘리엇(Eliot)당신이 소유하지 않을 것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무소유의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In order to possess what you do not possess, you must go by the way of dispossession.)고 했으며, 미국의 작가 소로우(Henry David Thoreau)부자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거의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 사람이 부자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그의 소유물의 많고 적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 없이 지내도 되는 것이 많으냐 적으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며, 인간의 목표 또한 풍부하게 소유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풍성하게 존재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인생에서 진정한 행복은 소박하게 살면서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 때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다간 사람들 중에 가장 유명한 사람으로는 테레사(Mother Teresa) 수녀님이 계신다. 그녀는 하느님의 은총을 행동으로 보여주세요. 친절한 얼굴, 친절한 눈, 친절한 미소로 사람을 대하세요.”라고 설파하면서, 죽어가는 이들과 버림받은 자들, 그리고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 우리가 진정 특별한 삶을 살고자 한다면 테레사 수녀님처럼 다른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삶을 추구해야 한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기희생의 삶을 살아야 한다.

희생(sacrifice)’이란 말은 신성하게 하는 것’, ‘거룩하게 하는 것이란 의미의 라틴어 새크리피시움’(sacrificium)에서 유래되었다. 따라서 희생한다는 것은 우리의 정신을 드높이는 것이요, 명예롭고 거룩한 일을 하는 것이며, 인간을 거룩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살지 못하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행복의 비결은 무소유의 삶을 살면서 남에게 베푸는 삶을 실천하는 데 있다. 우리 모두는 이 세상을 보다 나은 곳, 보다 포근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집이 없는 사람들에게 거처를 제공하고, 굶주린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주며, 병마(病魔)와 싸우는 사람들의 병을 고쳐주고, 어려움에 처한 친구들을 돕고, 친절한 말과 다정한 웃음으로 누군가의 고독을 다독여주면서 말이다. 이것이 바로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향내 나는 삶을 추구하는 가장 고결한 방식이다.

설화(雪花, 눈꽃)가 아름다운 것은 잎이 져버린 빈 가지에서 피어나기 때문이며, 빗물을 머금어도 연잎이 찢어지지 않는 것은, 감당하지 못할 양의 물은 미련 없이 비워버리기 때문이다.

하루해가 제 할 일을 다 한 뒤에 서녘 하늘로 넘어가듯이, 우리도 언젠가는 이 세상에서 물러가야만 한다. 그런데 죽음 직전의 짧은 순간에 살아온 세월들이 파노라마(panorama)처럼 펼쳐질 것이다. 착한 삶을 산 사람은 행복한 표정을 지을 것이고, 악한 삶을 산 사람은 불행한 표정을 지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곳에 잠시 머물다 간 덕분에 세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졌다면, 혹은 누군가의 슬픔이나 고통을 손톱만치라도 덜어줬다면, 나는 결코 헛되이 산 것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맑게 갠 날이 아름다운 노을을 남기듯, 인생의 여정(旅情)을 곱게 마무리 했을 때 그 자취는 아름답게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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