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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 국정원 댓글 사건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용인춘추  | 2013·11·05 01:39 | HIT : 1,606 | VOTE : 344

 

국가정보원(약칭 국정원)18대 대통령 선거개입 문제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진흙탕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 둔 20121216일 밤 11시 이례적으로 서울경찰청이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흔적이 없다고 발표한 사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이 나면서 집권 반년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그리고 사건의 당사자인 국정원과 경찰청은 곤혹스런 입장에 처하게 되었다. 그리고 정치사건으로 비화한 이 사건은 실체 없는 NLL포기발언을 둘러싼 논쟁, 국회 국정조사 논란, 급기야 국정원이 고발한 통합진보당 한 국회의원의 내란음모 사건까지 국민들을 온통 혼란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국가정보원 홈페이지에 가면 다음과 같은 원훈이 실려 있다. ‘自由: 대한민국의 안보를 확고히 지켜나갑니다. 眞理: 언제나 진실된 정보만을 추구합니다. 無名: 이름 없이 묵묵히 업무에 전념합니다. 獻身: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하고 봉사합니다.’ 국정원은 매우 중요한 대한민국 국가기관으로 대통령 직속의 지시와 감독을 받는다. 많은 국민들은 음지에서 일하는 이 기관 덕분에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누리고 있으며, 그들의 피나는 노력과 투철한 애국심은 대한민국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국정원이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국가의 정보활동은 대단히 중요하며 잘 수집되고 분석된 정보는 국내외 정치활동에 큰 도움을 준다. 정치는 권력을 장악하려는 투쟁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이해갈등을 조정하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려는 위대한 인간의 행위이다. 객관적이고 타당한 정보는 정부가 정책을 펼쳐나가는데 중요한 자원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무서운 정보기관으로 각인되어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국가예산을 사용하는 국정원의 필요성을 국민들이 인정해주는 것이다.

부당한 방법으로 정권을 장악한 박정희 전대통령 시절 5.16쿠데타의 주역인 김종필씨가 1961610반혁명세력에 대한 효과적 대처를 목적으로 중앙정보부’(약칭 중정)를 창설하였으며, 10.26사태 이후 역시 부당한 방법으로 정권을 장악한 전두환 전대통령 시절인 198111국가안전기획부’(약칭 안기부)로 명칭을 바꾸었으나 비공개 조직과 불투명한 예산운용, 부적절한 수사권 남용 등으로 반인권기관이란 오명을 뒤집어썼다. 정부가 바뀌고 치열한 내부적 노력을 거쳐 1999121일 현 국가정보원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이미지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정보는 국력이다는 모토 아래 민주주의의 상징인 국회의 통제를 받는 국가 최고의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는 중이다.

크게 해외파트, 국내파트, 북한파트 세 분야의 차장을 두고 있는 국정원은 원장, 차장, 기조실장의 겸직을 금지하고 있으며, 모든 직원의 정치 관여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국정원법 제9조에는 어떤 정치활동에 관여해서도 아니 된다고 못 박고 있다. 특정 정당이나 정치단체를 지지하거나 비방하거나 반대해도 안 되며, 그런 의견을 유포해도 안 되며, 그런 목적으로 보상이나 약속을 해도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18조에는 그런 정치활동에 관여한 사람에게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처벌조항까지 달아놓고 있다.

법의 상당부분은 해석의 문제일 수 있다. 국가의 이익에 합치하는 행동이라면 칭찬받을 일이지 벌 받을 일이 아닐 것이다. 법의 세부조항에 위배되었다 하더라도 법의 근본 목적에 합치한다면 원칙적으로 법을 어겼다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회 국정조사 결과 국정원 댓글사건은 없던 사실이 아니고 있던 사실이 되었지만 모두 대북 선전활동의 일환이었다고 한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그들의 댓글과 SNS에 올린 글들을 보고 있노라면 대북 선전활동을 참 희한하게도 한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진정으로 대북 선전활동이었다면 열심히 일한 그들을 비난할 일이 아닐 것이다.

혹시나 국정원 댓글녀라 불리는 김씨나 언론에 보도된 댓글관련 70명 국정원 직원들 가운데 누군가가 양심고백 같은 것을 해서 그들이 단 댓글이나 SNS 내용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단체를 비방하고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의견을 유포한 사실이 있다고 해도 그 사람 하나가 처벌을 받으면 그만인 사건이 되었다. 아마도 지휘책임을 물어 원세훈 전원장이 읍참마속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원 전원장의 굳센 주장처럼 대북 선전의 일환으로 국익을 위해 처절한 노력을 한 것이라면 이 시대 국정원 댓글 논란은 역사의 부끄러운 한 페이지가 될 것이다.

부당한 방법으로 얻은 권력에 대해서 역사는 냉철한 판단을 내린다. 국정원이 중정이나 안기부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그동안 치열한 노력으로 거듭난 국정원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단체를 지지하거나 비방하거나 반대하여 그런 의견을 유포했다면이는 한국 민주주의의 심각한 퇴행이다. 우리와 우리의 후예들이 지켜가야 할 중요한 가치를 부정하는 행위다. 사건의 진실 여부는 이제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각종 정치인들이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행태가 문제이다. 중요한 것은 이 사건이 갖는 역사적 의미이다. 국익을 위한 행위를 생각 없이 비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민주주의에 심대한 타격을 준 행위를 생각 없이 묵인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양심을 걸고 깊게 고민해봐야 한다. 국정원 댓글 사건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바른 역사와 건강한 국정원을 위해서이다.

 

장현근 교수

(중국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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