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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 대화록 삭제 관전법
 용인춘추  | 2013·11·05 02:48 | HIT : 1,686 | VOTE : 380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대화록이 다시 정국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상회담때 NLL 포기 발언을 했다는 취지의 언급 이후 지루한 공방을 이어갔던 NLL 공방의 3막이다. 북방한계선 포기 발언 여부가 1막이고, 대화록 공개 여부와 열람이 2막이면, 대화록이 국가기록원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 그 3막이다. 이른바 사초실종의 경위와 주체를 밝히는 문제이다. 그러나 입장과 관점, 정파에 따라 이 문제를 보는 접근에 현저한 인식차가 존재한다. 봉하 이지원에서 발견된 대화록이 공공기록물인가, 대통령 기록물인가에서부터 시각이 갈린다. 검찰은 대통령 직무수행과 관련한 문서이기 때문에 당연히 대통령 기록물이라는 입장이고, 참여정부 인사들은 대통령 지정기록물로 하지 않은 대통령의 통치행위라는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이 상황에 따라 다른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월 대화록 의혹 제기와 관련한 수사에서 검찰은 대화록을 공공기록물로 보고,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 등 관련자들을 무혐의 처분했다. 이유는 문서 생산의 주체가 국가정보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번에 봉하 이지원에서 발견된 대화록은 주체가 청와대이기 때문에 대통령 기록물이고, 따라서 위법 행위가 있다는 논리이다. 반대로 민주당의 논리도 군색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6월 남재준 국정원장의 대화록 전문 공개때 민주당은 대통령 기록물을 무단 공개했기 때문에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 위반이고 따라서 처벌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봉하이지원에서 발견된 대화록이 대통령 기록물이 아닌지에 대한 논거는 빈약히기 그지없다. 단순히 대통령의 통치행위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논법이다. 물론 어느 접근이 타당한 접근인지는 검찰의 관련자 소환과 기소 단계, 그리고 최종적으로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려 볼 일이지만 이 사안은 이미 정치권을 정쟁의 소용돌이로 몰아가고 있다.

여기서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왜 검찰은 최종 수사 결과도 아닌 것을 잠정결론이라는 형식으로 발표했느냐의 문제다. 물론 수사 개시 이후 시간이 제법 경과했고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이라는 차원에서 발표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참고인들의 진술도 들어보지 않았고, 피의자들에 대한 기소 단계도 아닌 시기에 발표한 것은 최근 진영 장관의 사퇴와 기초연금 논란 등 여권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덮고자 했던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살 만하다. 특히 NLL 대화록 관련 의제는 사안의 성격상 정치적으로 첨예한 대립을 불러 올 수 밖에 없는 것이며, 지난 해 10월 이후 이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도 컸다는 사실은 새삼 거론할 필요 조차 없는 것 아닌가. 게다가 삭제됐다가 검찰이 복구한내용과 봉하 이지원에서 발견된 유출됐다가 반환된 내용에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검찰의 주장은 수정된 내용이 NLL 포기 관련이 아니겠냐는 유추를 가능케 함으로써 정파적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최종 발표에도 관점과 입장에 따라 수 많은 억측과 추측이 난무할진대 하물며 참고인 진술과 삭제의 주체, 경위, 배경, 의도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는 발표는 다시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

검찰은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 남재준 국정원장을 대상으로 야당이 고발한 대화록 유출 사건도 대화록 삭제와 같은 무게로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 또 다시 정치검찰의 비판을 들어서는 안된다.

검찰은 관련자 30명 정도를 소환 대상자로 보고 있다. 검찰의 최종 발표때까지 여야는 이에 대한 추정과 추정, 유추 등 섣부른 해석을 자제해야 한다. 정국의 주도권 다툼과 국면 전환용으로 더 이상 대화록이 이용되어서는 안된다. 애당초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은 공개하지 말았어야 했다. 국정원, 여당과 야당 그들에게 묻고 싶다. 진정한 역사의식이 있기는 한 것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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