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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 오늘날 대학생에게 필요한 학문의 자세
 용인춘추  | 2013·11·05 01:40 | HIT : 1,670 | VOTE : 355

새로운 학기의 시작으로 학생들의 적은 시간 투자 대비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는 수업 사냥역시 시작되었다. 새내기부터 취업을 위한 영어, 각종 자격증 따기 등 이른바 스펙 쌓기의 대로에 진입한 대학생들에게 학점은 이미 취업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지 오래다. 대학이 가진 순수한 지성의 전당으로써의 의미, 그리고 그 곳의 열정과 낭만, 패기는 사라졌다.

대학 안에서 학문이란 것이 학점을 따기 위한 수단으로 쇠퇴된 주요한 원인으로 우리나라의 장기적인 경제난과 취업난을 꼽을 수도 있겠으나, 더욱 궁극적인 원인은 나만 공부 잘해서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곳에 취직하고, 돈만 잘 벌면 된다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에 있다. 사회구성원으로써 개인의 행위가 직접적으로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모여 정치, 경제, 문화 등의 모든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개념의 부재에 대한 발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존의 것에 대한 질문과 비판을 거치지 않고는 사회 또한 변화될 수 없고, 우리는 스스로가 얼마나 성취했느냐와 상관없이 여전히 같은 문제를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학문의 자세는 어떤 것일까? 현재 대학생들이 가진 공부하는 방법 중 가장 큰 문제는 중고등학교 때 답습된 정해진 지식에 대한 암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생들 스스로도 새로 접하는 학문을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잘 모르기 때문에, 주어진 것을 그저 열심히 외우는 것이 올바른 길이겠거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효율적이지 못할뿐더러, 학문 자체로 보았을 때도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막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학문을 하는데 있어서 첫 번째 태도는 눈 앞의 지식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하고, 비판해보는 것이다. 내가 접하는 이 사실이 과연 맞는 것인가? 다르게 볼 수는 없는가? 의문을 제기해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생각해보는 것이다. 유대인의 수업 현장에서 가장 자주 출현하는 문장이 마따호셰프(בשוח התא המ)”, 네 생각은 무엇이냐?”라는 것이다. “100명에 유대인에게 있어서 100명의 다른 생각이 존재한다.”라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배운 것에 대해서 질문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 그것이 바로 배움이다. 배움의 과정에 있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발화하는 과정은 실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왜냐하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지식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과정 또한 필연적으로 수반하게 되는데, 이것은 그 지식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발화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의 옳고 그름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할 뿐만 아니라, 이미 알던 지식을 좀 더 공고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수업의 현장은 어떠한가? 질문 보다는 침묵이 대부분의 시간을 채운다. 침묵을 지키는 그 시간에 지식을 과연 습득하고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왜냐하면 공부는 학점을 받기 위한 시험(혹은 과제물) 때를 위해서만 적당히 시간을 할애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세는 비효율적일뿐더러 학문적으로 보았을 때 생산적이지도 않다. 시험 때가 닥쳐서 일률적으로 암기만 하는 공부는 정신적으로 힘들 뿐만 아니라, 기존 지식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것도 불가능하게 만든다. 반면 평소 수업 시간에 배운 것에 대해 한 번이라도 질문을 한다면 배운 내용이 좀 더 오래 기억에 남을뿐더러 나만의 새로운 견해를 제시해볼 수도 있다. 설령 새로운 견해가 아니어도 배운 내용을 친구에게 한번이라도 다시 말해보라. 훨씬 기억이 오래 갈뿐더러 나만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두 번째로 대학생으로 학문하는 데 가져야 할 자세는 협력이다. 흔히 공부가 홀로 연마하고 성취하는 개인전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학문이란 내가 배운 것을 타인과 나누고 소통할 때에 진정한 가치를 발휘한다. 앞서 유대인의 수업 현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질문하는 것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다. 홀로 수업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학생들과 같은 장소에서 수업하는 것은 나만의 의견이 아닌 타인의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이고, 나의 생각을 다시 검증하며, 더 좋은 의견에 다다르기 위함에 있다. 나 혼자서는 실로 불가능한 것을 타인과 함께 하기 때문에 이루게 되는 것이다. 밀실에서 벗어난 협력을 통한 공부는 최고를 가능케 한다.

대학에서 협력을 배우는 것은 학문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의 하나로써 필요한 태도를 함양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타인과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적절히 표현하고, 때로는 남을 위해 양보하며, 타협하는 지혜를 배우게 된다. 대학에서 배운 나눔과 협동의 정신은 성공적인 사회인이 되기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진정한 사회의 변화는 기성계층이 이끌어 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사회의 주역이 될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오늘날의 대학생은 현재의 사회에 짜여진 틀 맞추어 자신이 어떻게 손쉽게 기득권층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까를 궁리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패러다임에 의문을 제기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자신의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발휘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

배운 지식()에 대해서 비판하고 질문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타인과 나누고 교류하는 자세가 대학을 참되게 하는 의미이며, 새로운 미래에 대한 진정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

 

구현아 교수

(국제교류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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